한동안 자산배분을 공부하다 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이름이 올웨더 포트폴리오(All Weather Portfolio)입니다. 레이 달리오와 브리지워터가 만든 전략으로 알려져 있고, 주식·채권·금·원자재를 섞어 어떤 경제 환경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버티는 포트폴리오라는 설명이 따라붙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의 결과를 보면 “생각보다 성과가 낮은 것 아닌가?”라는 의문도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특히 2022년에는 주식과 채권이 함께 크게 하락했고, 이후 미국 주식이 강하게 오르는 동안 올웨더 계열의 단순 자산배분은 상대적으로 뒤처졌습니다.
다만 이 질문을 제대로 보려면 먼저 한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흔히 보는 ‘주식 30%, 장기채 40%, 중기채 15%, 금 7.5%, 원자재 7.5%’ 포트폴리오와 브리지워터가 실제로 운용해 온 기관용 All Weather는 같은 전략이 아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차이부터 정리한 뒤, 올웨더의 기본 원리와 실제 구현 방식, 그리고 최근 성과가 약해 보이는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올웨더 포트폴리오는 무엇을 해결하려고 만든 전략일까요?
브리지워터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All Weather의 출발점은 “미래 경제 환경을 정확히 맞히지 않고도 장기간 보유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완성된 전략은 1996년에 처음 레이 달리오의 신탁 자산을 위해 운용됐습니다. 흔히 레이 달리오 한 사람이 만든 전략처럼 소개되지만, 브리지워터는 Bob Prince, Greg Jensen, Dan Bernstein 등 여러 동료와 함께 수십 년 동안 원리를 발전시켰다고 설명합니다.
핵심은 경제를 단순히 ‘호황과 불황’ 두 가지로 나누지 않는 데 있습니다. 브리지워터는 자산 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거시 변수를 크게 성장(growth)과 인플레이션(inflation)으로 보고, 각각이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올라가느냐 내려가느냐에 따라 네 가지 환경으로 나눕니다.
| 경제 surprise |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는 자산의 예 | 취약할 수 있는 자산의 예 |
|---|---|---|
| 성장 예상보다 상승 | 주식 등 성장 민감 자산 | 경기둔화 방어에 집중된 자산 |
| 성장 예상보다 하락 | 명목 국채 등 | 주식 등 성장 민감 자산 |
| 인플레이션 예상보다 상승 | 원자재·인플레이션 연동채·금 등 | 명목 장기채, 경우에 따라 주식 |
| 인플레이션 예상보다 하락 | 명목채 등 | 인플레이션 방어 자산 일부 |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특정 자산을 한 칸에 고정해 넣는 것이 아니라, 각 경제 환경이 포트폴리오 전체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비슷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미래에 어떤 칸이 올지 맞히는 대신, 어느 칸이 와도 한쪽의 충격이 전체 자산을 압도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입니다.
리스크 패리티는 왜 ‘돈의 비중’보다 ‘위험의 비중’을 봐야 할까요?
일반적인 자산배분은 “주식 50%, 채권 50%”처럼 투자금 비중으로 표현합니다. 하지만 같은 50%라도 주식과 국채가 포트폴리오에 주는 위험은 같지 않습니다. 주식의 가격 변동성이 채권보다 훨씬 크다면, 자본을 절반씩 나눠도 실제 포트폴리오 위험은 주식이 대부분 차지할 수 있습니다.
브리지워터가 강조한 리스크 패리티(risk parity)는 이 문제를 반대로 접근합니다. 위험이 큰 자산의 비중은 낮추고, 위험이 작은 자산은 더 많이 보유하거나 선물·스왑 같은 수단으로 노출을 확대해 각 자산과 거시 환경의 위험 기여도를 비슷하게 맞추려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기관용 All Weather에서는 적절한 레버리지가 단순히 ‘수익을 크게 내기 위한 공격적 베팅’이라기보다 낮은 변동성 자산을 같은 운동장에 올려놓기 위한 구현 도구로 사용됩니다.
이 차이는 현재 공개된 All Weather ETF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tate Street의 2026년 8월 자료에서 ALLW의 자산군 노출은 글로벌 명목채 약 69.9%, 글로벌 주식 약 42.9%, 인플레이션 연동채 약 40.4%, 원자재 약 33.9%로 표시됩니다. 단순 합계가 100%를 훨씬 넘습니다. 현금 100원을 네 자산에 나눠 담는 정적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파생상품을 이용한 자본효율적 노출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아는 30·40·15·7.5·7.5 포트폴리오는 무엇일까요?
개인투자자에게 널리 알려진 올웨더 비중은 2014년 Tony Robbins의 책 Money: Master the Game을 통해 대중화된 All Seasons 포트폴리오에 가깝습니다. Robbins는 레이 달리오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개인이 비교적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비중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습니다.
| 자산군 | 비중 | ETF로 단순 구현할 때의 예 |
|---|---|---|
| 미국 주식 | 30% | SPY 등 |
| 장기 미국 국채 | 40% | TLT 등 |
| 중기 미국 국채 | 15% | IEF 등 |
| 금 | 7.5% | GLD 등 |
| 광범위 원자재 | 7.5% | DBC 등 |
여기서 ETF 종목은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일 뿐 매수 추천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점은 Robbins의 책 자체도 이 단순 배분이 브리지워터의 실제 All Weather와 같은 전략은 아니라고 밝힌다는 것입니다. 실제 기관용 전략은 더 다양한 자산과 인플레이션 연동채를 활용하고, 위험을 맞추기 위해 레버리지와 파생상품도 사용합니다.
따라서 “레이 달리오의 올웨더는 장기채 40%를 고정 보유한다”라고 이해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40% 장기채는 대중화된 개인용 All Seasons 구현의 특징이지, 브리지워터의 현재 기관용 포트폴리오 비중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최근 성과가 낮다는 평가는 맞을까요?
이 질문은 어떤 올웨더를, 어느 기간에, 무엇과 비교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먼저 개인투자자에게 익숙한 정적 All Seasons를 확인하기 위해, 2015년 첫 거래일부터 2026년 8월 21일까지 SPY 30%, TLT 40%, IEF 15%, GLD 7.5%, DBC 7.5%를 매년 한 번 원래 비중으로 되돌리는 방식으로 단순 재현해 보았습니다. Yahoo Finance의 배당 조정 가격을 이용했고 세금·환전·거래비용은 제외했습니다. 이것은 브리지워터의 실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대중적으로 알려진 정적 배분의 재현값입니다.
| 포트폴리오 | 2015~2026 연환산 수익률 | 연환산 변동성 | 최대 낙폭 |
|---|---|---|---|
| 정적 All Seasons 재현 | 약 5.7% | 약 8.4% | 약 -23.0% |
| SPY 60% + AGG 40% | 약 9.1% | 약 10.8% | 약 -21.0% |
| SPY 100% | 약 13.8% | 약 17.6% | 약 -33.7% |
이 기간의 정적 All Seasons는 주식보다 변동성이 확실히 낮았습니다. 다만 수익률도 크게 낮았고, 이 표본에서는 일반적인 60/40보다 최대 낙폭이 더 작지도 않았습니다. 특히 2022년이 결과를 크게 바꿔 놓았습니다.
| 연도 | 정적 All Seasons 재현 | SPY |
|---|---|---|
| 2021 | 약 +9.6% | 약 +30.5% |
| 2022 | 약 -18.0% | 약 -18.7% |
| 2023 | 약 +9.4% | 약 +26.7% |
| 2024 | 약 +6.9% | 약 +25.6% |
| 2025 | 약 +13.3% | 약 +18.0% |
| 2026년 8월 21일까지 | 약 +5.8% | 약 +12.7% |
이 표만 보면 최근 올웨더가 답답하게 느껴졌던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22년에는 방어를 기대했는데 주식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고, 그 뒤에는 주식이 크게 반등하는 동안 상승 폭이 제한됐습니다.
2022년에는 왜 ‘주식이 떨어지면 채권이 방어한다’는 공식이 작동하지 않았을까요?
정적 All Seasons에서 가장 큰 비중은 사실 주식이 아니라 미국 국채입니다. 장기채 40%와 중기채 15%를 합치면 명목 국채가 55%입니다. 일반적인 경기침체라면 성장 기대가 낮아지고 금리가 내려가면서 국채 가격이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이 구성이 주식 손실을 완충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22년의 충격은 전형적인 성장 둔화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를 억제하기 위한 빠른 통화긴축이 동시에 진행됐습니다.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 만기가 긴 기존 채권일수록 가격 충격이 큽니다. 실제 공식 펀드 자료에서 2022년 TLT의 NAV 총수익률은 -31.41%, IEF는 -15.23%였습니다. 같은 해 SPY도 -18.17%였습니다.
원자재는 달랐습니다. DBC는 2022년에 +19.69%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단순 All Seasons에서 원자재 비중은 7.5%에 불과합니다. 금(GLD)은 -0.82%로 거의 보합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15%의 금·원자재가 55% 명목채와 30% 주식의 동반 하락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했습니다.
이 현상은 단순한 우연이라기보다 당시 거시 환경과 연결해 볼 수 있습니다. BIS는 2023년 연구에서 미국 주식과 국채 수익률의 상관관계가 2021년 중반부터 양(+)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물가가 낮고 안정적일 때는 경기 악화 뉴스가 주식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금리 인하 기대를 높여 채권 가격을 올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높고 불확실할 때는 예상보다 높은 물가가 금리 상승과 긴축 기대를 만들면서 명목채와 주식을 동시에 압박할 수 있습니다.
2023년 이후에는 오히려 ‘주식이 너무 잘 오른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2022년이 올웨더형 포트폴리오의 방어력을 시험한 해였다면, 2023년 이후는 다른 종류의 시험이었습니다. 미국 대형 성장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강하게 상승하면서 분산 포트폴리오의 기회비용이 커졌습니다.
Bridgewater의 2025년 자체 분석에 따르면 2024년까지 직전 15년의 미국 주식 성과는 1970년 이후 비교한 15년 구간 가운데 가장 강했습니다. 이 수치는 브리지워터의 자체 분석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최근 포트폴리오 비교에서 미국 주식이 매우 강한 기준점이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주식 비중이 30%뿐인 정적 All Seasons는 주식이 20~30% 오르는 해에 동일한 속도로 따라갈 수 없습니다. 이것은 반드시 전략이 잘못됐다는 뜻이라기보다 분산의 비용에 가깝습니다. 화재보험을 가입한 집이 불이 나지 않은 해에는 보험료가 아깝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다만 장기간 이런 환경이 이어지면 투자자는 실제 손실보다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전략을 포기하기 쉬워집니다.
그렇다면 브리지워터의 실제 All Weather도 최근 부진할까요?
여기서는 단정하면 안 됩니다. 브리지워터의 사모 All Weather 펀드 성과를 대중적인 5개 ETF 포트폴리오에서 역산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2025년 3월 출시된 State Street Bridgewater All Weather ETF(ALLW)가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구현 사례 중 하나입니다.
State Street 공식 자료에서 2026년 7월 31일 기준 ALLW의 NAV 수익률은 연초 이후 +5.80%, 최근 1년 +17.22%, 설정 이후 +15.08%로 제시됩니다. 같은 표의 MSCI ACWI IMI는 각각 +11.48%, +22.27%, +22.88%입니다.
즉 최근 ALLW가 절대적으로 수익을 못 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강한 글로벌 주식시장보다는 뒤졌습니다. 이는 All Weather가 주식 100% 포트폴리오와 다른 위험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State Street도 ALLW를 주식시장 방향을 맞히는 상품이 아니라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네 환경에 위험을 균형화하는 포트폴리오로 설명합니다.
개인투자자가 적용한다면 무엇을 먼저 결정해야 할까요?
올웨더를 실제 자산배분에 참고하려면 비중표를 그대로 복사하기 전에 몇 가지 질문을 먼저 해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 목표가 무엇인지: 최대 수익을 원한다면 주식 비중이 낮은 올웨더형 포트폴리오는 장기 강세장에서 답답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큰 변동성을 줄이고 여러 거시 환경에 대비하는 것이 우선이라면 접근법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 All Weather와 All Seasons를 구분하는지: 30·40·15·7.5·7.5는 간단한 개인용 구현이지 브리지워터의 현재 운용 비중이 아닙니다.
- 명목채와 인플레이션 연동채를 어떻게 볼지: 원래 All Weather에서는 인플레이션 연동채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단순 All Seasons에는 이 자산이 빠져 있습니다.
- 리스크 패리티를 실제로 구현할지: 현금 비중만 맞추는 것과 변동성·위험 기여도를 맞추는 것은 전혀 다른 작업입니다. 레버리지와 파생상품을 사용하는 순간 난이도와 위험도 크게 올라갑니다.
- 한국 투자자의 조건을 반영하는지: 원·달러 환율, 해외 ETF 과세, 원자재 상품의 구조, 거래비용은 미국 투자자의 단순 백테스트와 실제 원화 기준 결과를 다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레이 달리오가 했으니 이 비중이 정답”이라고 접근하기보다, 성장·인플레이션에 대한 포트폴리오 편향을 줄인다는 원리를 자신의 조건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결론: 최근 저성과는 ‘두 번의 다른 시험’이 겹친 결과로 보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올웨더 포트폴리오가 최근 예전만큼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2022년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급등으로 주식과 명목채가 동시에 하락하면서 단순 All Seasons의 가장 큰 방어축인 채권이 오히려 큰 손실원이 됐습니다. 이후에는 반대로 미국 주식이 강하게 상승해 주식 비중이 낮은 분산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뒤처졌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를 곧바로 “레이 달리오의 All Weather가 실패했다”라고 해석하는 것은 대상 자체를 섞는 오류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30·40·15·7.5·7.5 포트폴리오는 2014년 대중화된 단순 All Seasons이고, 브리지워터의 기관용 전략은 위험 균형, 인플레이션 연동채, 글로벌 자산과 자본효율적 파생 노출을 사용하는 더 복잡한 구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례가 올웨더의 장점과 한계를 동시에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분산은 모든 해에 높은 수익을 만들어 주는 기술이 아니라, 한 가지 미래 전망이 틀렸을 때 생길 수 있는 충격을 줄이려는 선택입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가장 잘 나가는 자산을 오래 보유한 투자자보다 수익이 낮아지는 기간을 감수해야 합니다. 결국 올웨더를 평가할 때는 “S&P 500보다 얼마나 올랐나”뿐 아니라 어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어느 정도의 수익 기회를 포기했는가를 함께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출처 및 참고 자료
- Bridgewater Associates — The All Weather Story
- Bridgewater Associates — Investing in a New World: Capturing Opportunity and Weathering Uncertainty
- Ray Dalio — The Concept and Mechanics of an All Weather Portfolio
- State Street — State Street Bridgewater All Weather ETF (ALLW)
- State Street — ALLW brings Bridgewater's All Weather wisdom to ETF investors
- BIS — The correlation of equity and bond returns
- IMF — Stock-Bond Diversification Offers Less Protection From Market Selloffs
- iShares — TLT historical performance
- iShares — IEF historical performance
- SPDR Gold Shares — GLD
- Invesco — DBC historical performance
성과 재현 참고: 본문의 단순 All Seasons 재현값은 2015년 1월 2일부터 2026년 8월 21일까지 SPY·TLT·IEF·GLD·DBC의 배당 조정 가격을 이용해 연 1회 리밸런싱한 계산입니다. 세금·거래비용·환율은 반영하지 않았으며, Bridgewater의 실제 All Weather 실적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과거 성과는 미래 성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