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가 “역대 최고”라는 이야기가 눈에 띕니다. 실제로 지금 비트코인은 금과 상당히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숫자를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역대 최고”라기 보다는 “2020년 이후 최고권, 또는 약 6년 만의 최고 수준”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보다 정확할 것 같습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 다음 질문입니다. 비트코인은 오랫동안 한쪽에서는 “나스닥과 함께 움직이는 고변동성 위험자산”, 다른 쪽에서는 “디지털 금”이라고 불려 왔습니다. 실제 과거 데이터를 보면 둘 중 어느 한쪽이 항상 맞았던 것이 아니라 시기에 따라 금과 가까워지기도 하고, 나스닥과 가까워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역대 최고’ 주장을 먼저 검증한 뒤, 2015년 이후 주요 구간을 같은 방법으로 비교하고, 현재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이름에 어디까지 가까워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금빛으로 디자인된 실물 비트코인 토큰
금빛으로 디자인된 비트코인 토큰. ‘디지털 금’이라는 비유는 희소성이라는 구조적 공통점과 실제 시장에서 금처럼 움직이는지를 나눠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진: Satheesh Sankaran /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먼저 사실확인: 비트코인·금 상관관계는 정말 역대 최고일까

 가장 확인하기 좋은 원자료 중 하나는 Bitwise가 2026년 9월 2일 공개한 자료입니다. Bitwise는 Bloomberg 데이터를 이용해 2015년 4월부터 2026년 8월 31일까지 비트코인과 금 현물 가격의 90일 rolling correlation을 계산했고, 현재 수준을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 “약 6년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표현했습니다. (Bitwise 원문)

 K33 자료도 비슷합니다. 8월 26일 The Block이 인용한 K33 수치에서는 비트코인과 금의 90일 상관계수가 0.52로 올라 2020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고, 같은 시기 비트코인과 나스닥의 상관계수는 0.38로 1년 최저였습니다. (The Block / K33)

2026년 8월 말 기준BTC-금BTC-나스닥해석
Bitwise / Bloomberg0.5를 넘는 2020년 이후 최고권1년 저점권금과 동조 강화
K330.520.38금은 2020년 이후 최고, 나스닥은 1년 최저
Wisdom Spot 독립 검산0.620.29방향은 동일: 금 ↑, 나스닥 ↓

  이렇게 보면 “비트코인·금의 단기 상관관계가 역사적으로 매우 높은 구간에 들어왔다”는 것은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는 옳은 분석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를 같은 방법으로 보면 BTC는 금과 나스닥 사이를 오갔습니다

 최근 한 구간만 보면 비트코인이 갑자기 금으로 변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계산법으로 주요 시점을  비교해 봤습니다. 아래 표는 BTC-USD와 GLD, Nasdaq-100의 공통 거래일 일별 로그수익률을 각 기준일 이전 90일 동안 계산한 값입니다.

기준일BTC-금BTC-나스닥당시 특징
2019년 12월0.060.09코로나 이전, 둘 모두와 거의 무상관
2020년 11월0.560.44대규모 재정·통화 부양 이후 금 동조 급등
2022년 6월0.140.68강한 긴축기, 나스닥과 높은 동조
2023년 12월-0.15-0.05둘 모두와 뚜렷한 관계가 약했던 구간
2024년 12월0.060.44금보다 나스닥 쪽 상관이 높음
2026년 3월0.140.59올해 초까지도 나스닥 동조 우세
2026년 8월0.620.29현재는 금 동조가 크게 앞섬

 이 변화는 과거 연구에서도 반복적으로 보입니다. CoinDesk Research는 2020년 3월 코로나 충격 이전까지 비트코인이 주식·금과 거의 무상관에 가까웠다가 3월 12일 급락 이후 두 자산과의 상관이 동시에 높아졌다고 기록했습니다. 반대로 NYDIG는 2024년 2분기에는 비트코인과 미국 주식의 90일 상관이 0.34까지 높아지는 동안 금과의 상관은 낮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NYDIG Q2 2024)

 더 긴 기간으로 보면 현재 움직임의 특수성이 더 선명해집니다. NYDIG가 2015년 이후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BTC-금의 90일 rolling correlation이 최고 0.57, 최저 -0.37을 오갔지만 평균은 약 0.1에 불과했습니다. (NYDIG, The Factors Driving Gold and Bitcoin)

 즉,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항상 금”, 또는 “항상 나스닥”이었던 자산은 아닙니다.

2022년에는 나스닥, 지금은 금: 왜 이렇게 성격이 바뀔까

 비트코인은 현금흐름으로 적정가치를 계산하기 어려운 자산이고, 동시에 24시간 거래되며 레버리지와 투자심리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그래서 시장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지에 따라 지배적인 가격 요인이 바뀌기 쉽습니다.

 2022년처럼 급격한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가 핵심이었던 시기에는 비트코인이 장기 성장주와 함께 할인율과 위험선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나스닥과 높은 상관을 보였습니다. 반대로 2026년 8월 말에는 금과 비트코인이 함께 오르는 동안 주식과의 연결이 약해졌습니다.

 Bitwise는 이번 변화를 ‘debasement trade’, 즉 재정 확대나 통화가치 희석 가능성에 대비해 희소자산을 찾는 거래가 다시 부상한 것으로 해석합니다. K33도 미국 재무부의 장기채 바이백 확대와 희소자산 선호를 연결했습니다.

 다만 이것은 해석이지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으로 보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장기금리, 달러, 실질금리, 재정정책 기대 같은 공통 변수가 금과 비트코인을 동시에 움직였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 국채 바이백과 최근 비트코인 상승의 연결고리는 이전 글 비트코인 상승 이유: 미국 국채 바이백 확대와 얼마나 연관됐나에서 별도로 살펴봤습니다.

‘디지털 금’이라는 말에는 사실 두 가지 뜻이 섞여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부를 때는 서로 다른 두 주장을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 번째는 구조가 금과 비슷하다는 주장입니다. 금은 중앙은행이 마음대로 찍어낼 수 없는 물리적 희소자산이고, 비트코인은 프로토콜상 최대 공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돼 있습니다. 둘 다 기업의 이익이나 이자를 지급하는 자산이 아니며, 공급을 임의로 늘리는 단일 중앙 발행자가 없다는 점도 공통적입니다.

 Fidelity Digital Assets가 비트코인을 “aspirational store of value”, 즉 가치저장 수단이 되기를 지향하는 자산으로 표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Fidelity는 비트코인의 제한된 공급과 검증 가능한 희소성을 핵심 속성으로 봅니다. (Fidelity Digital Assets)

 두 번째는 훨씬 강한 주장입니다. 실제 시장에서도 금처럼 안전자산 역할을 하느냐는 질문입니다. 이 기준에서는 아직 답이 간단하지 않습니다.

비교 기준비트코인
희소성물리적으로 희소, 공급이 천천히 증가프로토콜상 2,100만 개 상한
중앙 발행자없음없음
현금흐름없음없음
이동·분할보관·운송 비용 존재디지털 전송과 세분화가 쉬움
수요 기반중앙은행·투자·보석·산업 등 다층적투자·네트워크·제도권 수요 중심으로 성장 중
변동성상대적으로 낮음훨씬 높음
위기 시 행동오랜 safe-haven 기록국면에 따라 주식과 동반 급락한 사례도 많음

 World Gold Council은 바로 이 두 번째 기준에서 “비트코인은 새로운 금이 아니다”라고 반박합니다. 금은 중앙은행과 장기 저축 수요가 존재하고 변동성이 훨씬 낮으며, 주요 시장 충격에서 주식과 다른 움직임을 보인 기록이 더 길다는 것입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여러 위험회피 구간에서 기술주와 함께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World Gold Council)

제도권 편입이 오히려 이 두 성격을 모두 키울 수도 있습니다

 현물 비트코인 ETF와 기관 투자 확대는 “비트코인이 금에 가까워졌다”는 주장에 힘을 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전통 금융계가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 가능한 대체자산으로 편입하기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 방향도 가능합니다. ETF를 통해 주식 포트폴리오와 같은 계좌 안에서 거래되면, 위험회피가 강해질 때 비트코인도 다른 위험자산과 함께 매도될 수 있습니다. 실제 NYDIG는 코로나 이후 비트코인과 미국 주식의 상관관계가 이전보다 구조적으로 높아졌다고 분석합니다.

 BlackRock의 2026년 자료도 이 점을 흥미롭게 보여 줍니다. 2022년부터 2026년 1분기까지 월간 수익률로 보면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계수는 약 0.10으로 낮았습니다. BlackRock은 오히려 서로 낮게 움직이는 두 자산을 함께 포트폴리오 분산 수단으로 다룹니다. 최근 90일의 높은 상관관계와 장기 상관관계가 동시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좋은 예입니다. (BlackRock)

그렇다면 현재 비트코인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현재 데이터만 놓고 보면 “비트코인이 최근 몇 달 동안 나스닥보다 금에 더 가깝게 거래되고 있다”는 표현에는 상당한 근거가 있습니다. Bitwise와 K33의 기관 데이터뿐 아니라 별도로 계산한 값에서도 같은 방향이 확인됩니다.

 하지만 이것을 “비트코인이 이제 완전히 금이 됐다”고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2026년 초까지만 해도 나스닥과의 상관관계가 훨씬 높았고, 장기 평균으로 보면 금과의 상관은 여전히 낮습니다. 비트코인은 현재까지 희소한 비주권적 화폐자산이라는 금의 성격과, 유동성·위험선호에 민감한 고변동성 자산의 성격을 동시에 가진 자산으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디지털 금’이라는 표현을 완전히 틀렸다고 보기도, 이미 완성된 사실이라고 보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설계와 희소성이라는 의미에서는 디지털 금의 성격이 분명하지만, 실제 위기에서 꾸준히 금처럼 행동하는 안전자산이라는 의미에서는 아직 검증 과정에 있는 자산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Fidelity가 ‘store of value’ 앞에 ‘aspirational’이라는 단어를 붙인 것도 이 구분을 잘 보여 줍니다.

정리: 지금은 ‘디지털 금’ 가설에 꽤 흥미로운 시험대입니다

 최근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가 역대 최고”라는 말은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2026년 8월 말 BTC-금 90일 상관관계는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구간에 들어왔고, 계산 방법에 따라 역사적 최고치와 거의 같거나 일부 기준에서는 최고치를 넘어섭니다. 동시에 BTC-나스닥 상관관계는 크게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더 긴 데이터를 보면 비트코인의 성격은 계속 바뀌어 왔습니다. 2022년에는 나스닥과 매우 높은 상관을 보였고, 2023년 말에는 금과 나스닥 어느 쪽과도 뚜렷한 관계가 없었으며, 2026년 들어서도 몇 달 전까지는 나스닥 쪽이 훨씬 강했습니다.

 결국 지금의 데이터가 보여 주는 것은 “비트코인이 금이 됐다”는 확정된 결론보다는 비트코인이 금의 서사와 실제 가격 행동이 비교적 강하게 겹치는 구간에 다시 들어왔다는 사실에 가깝습니다. 이 움직임이 몇 달 뒤에도 이어질지, 다음 위험회피 국면에서도 유지될지가 ‘디지털 금’이라는 이름의 다음 시험이 될 것 같습니다.

참고한 자료